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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회사 이직 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

indéfini 2022. 5. 22. 21:13

미국 회사 이직 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

최근 미국은 정리해고 칼바람이 불고 있다. 연준이 지속적으로 금리 인상을 하면서 주식은 폭락하고 있고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그래서 최근 테크 회사들을 중심으로 정리해고를 시행하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도 150명 정리해고를 했고 다른 테크 기업들도 미리 정리해고를 통해 비효율적인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나는 이직을 단행했고 이직을 하면서 챙겨야 할 것들을 적어본다. 

퇴사 알림

미국에서 고용은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다. 이것은 고용주나 직원 양쪽에 다 적용된다. 예를 들어, 내가 내일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하면 그렇게 할 수 있다.  반대로 고용주가 직원을 쉽게 해고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그에 비해 한국은 직원 입장에서는 살기 좋은 나라다. 보통 퇴사 알림은 2주 전쯤에 알림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회사 내규에 정한 규정이 있을 수도 있으나 회사 내규를 잘 살펴본 후 퇴사 알림을 주는 것이 좋다. 보통 퇴사 알림은 이메일 혹은 회사에서 규정한 양식을 통해 진행한다.

401K

401k는 은퇴 연금인데 회사에 들어가면 401k를 회사에서 보조해준다. 예를 들어, 내가 월급에서 3%를 401k에 넣으면 회사에서 추가로 3%에 해당하는 금액을 넣어준다. 그래서 총 6% 금액이 은퇴연금 펀드로 조성되고 이를 ETF나 미국 주식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회사마다 보조해주는 금액 비율 등은 다를 수 있다. 그런데, 이직 시 401k는 어떻게 해야 할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1. 이전 회사와 연계된 투자상품에 그대로 놔둔다.

2. 새로 이직하는 회사와 연계된 투자상품으로 401k 펀드를 옮긴다. 

대부분 회사들이 직접 401k를 관리하지 않고 외부 금융회사 등을 통해 관리한다. 예를 들어, Fidelity 같은 회사를 통해서 하곤 한다. 내 경우에는 이전 회사에서 연계된 금융서비스가 이직한 현 회사 금융서비스와 다른 서비스다. 그래서 이 경우 나는 기존 401k 펀드를 이직한 현 회사 금융서비스로 옮겨 합칠 수 있다. 반면에 이전 회사에 401k 펀드를 그대로 해당 금융서비스를 통해 운용하고 싶다면 그렇게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며 이는 본인 선택이다. 이전 회사와는 독립된 서비스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건강보험

미국 건강보험은 이미 악명이 파다하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건강보험을 가입하려면 엄청 비싼 월 납입금을 내야 한다. 반면 회사를 통해 가입하게 되면 회사에서 건강보험을 보조해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내고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직 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건강보험  적용기간에 공백기가 발생하는지 여부이다. 예를 들어, 1월 10일에 이전 회사에서 퇴사하고 1월 20일에 새로운 회사에 입사한다고 가정해보자. 회사마다 건강보험 적용시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회사에서 건강보험 적용시점이 1월 20일부터 진행되지 않고 2월1일부터 시작될 수 있다. 그럼, 이 경우에 1월 10일부터 2월 1일까지는 건강보험 공백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점을 예방하기 위해서 미국은 연방법을 통해 이직이나 실직할 경우, 최대 18개월 동안 이전 회사에서 적용받던 보험 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COBRA Insurance). 다만, 본인이 직원일 때와는 가격이 엄청 차이가 난다. 법으로 보장을 해놨다고는 하지만 실제 가입자가 얼마나 있을지는 의심스러운 부분이고 나 또한 COBRA 제안을 받았지만 가입하지 않았다. 

FSA

FSA는 세금절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의료비 전용예금이라고 볼 수 있는데, 급여 지급 시마다 내가 정한 금액만큼 해당 예금으로 입금된다. 그리고 나는 이걸로 병원비, 처방약, 기타 의료용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FSA에 넣은 금액이 실직이나 이직 시 공중분해가 될 수 있다. FSA가 건강보험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직이나 이직 시, 건강보험이 자동 해지되므로 연동되어 있는 FSA도 자동 해지된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실직이나 이직 전에 해당 금액을 사용해버리는 것이다. FSA 온라인 스토어 등을 통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만일, 실직이나 이직 후, 사실을 알았다면 FSA를 복구하는 방법은 COBRA 보험에 가입해서 이전 회사 건강보험을 유지하는 방법 밖에 없다. 따라서, 본인이 FSA에 불입한 금액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를 유념하는 것이 좋다.

미국 회사 생활을 하며 느낀 점은 미국은 철저히 실력주의, 실용주의라는 것이다. 실력이 출중하면 몇십만불 연봉은 기본이다. 반면 실력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 가차없이 해고 통보가 날아올 수 있다. 이런 문화 때문에 오히려 기회가 더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