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집은 투자 자산이다. 그리고 영끌이라는 말을 언론에서 만들어냈지만 대한민국에서 집을 사는 것은 결국 영끌 그 자체다. 다시 말하자면, 대출을 받지 않고서는 집을 살 수 없는 시대, 천정부지처럼 치솟은 집값 때문에 언론들이 만들어낸 말에 동요되는 시대이다.
갭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욕심(Greedy)은 끝이 없는 것 아니겠는가? 게다가 벌어질 때로 벌어진 빈부격차, 그 상황 속에서 중산층도 어떻게든 본인 자산을 늘리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갭투자는 어느정도 자산이 있는 중산층에게 있어 가장 효과적인 자산 증식 방법으로 받아들여진 것 뿐이다.
그렇다면 갭투자란 무엇인가?
물론 기본 투자금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금자산이 3억이 있는 가구라고 치자.
3억을 투자해서 아파트를 사고 몇 년후 아파트를 4억에 판다.
그럼 1억 순이익을 얻는다. 그리고 매도 시 세금 혜택을 받는다.
여기서 중요한 전제는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 가정이다.
여기서 갭투자가 시작된다. 총 자산 4억을 가지고 서울에 9억 아파트를 매수한다.
그리고 그 아파트에 전세를 준다. 왜냐하면 전세를 껴야 9억 아파트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9억 아파트에 전세를 주고 본인은 다른 아파트 전세나 월세를 산다.
그런데, 여기서 전제가 깨진다면…?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9억 주고 산 아파트 가격이 하락을 한다면 이 사람은 손해를 보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9억 중 5억은 전세 보증금이니 줘야 할 돈이다. 이 상황에서 세입자가 나가겠다고 하면? 보증금을 줘야 하는데 본인 자산은 아파트에 다 묶여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고서는 줄 방법이 없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갭투자의 위험성이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금리가 상승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전세 보증금을 대출받으면 대출이자가 월세로 내는 금액보다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현상은 올해 내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집주인들(갭투자를 포함한)은 전세 세입자를 구하는데 난항을 겪게 되고 전세 가격을 낮춰야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게 된다. 그런데 갭투자를 한 집주인들은 진퇴양난에 빠진다. 전세 보증금을 낮추게 되는 순간, 본인들 투자가 손실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세 가격은 더 바닥을 향해 갈 것이다. 그리고 집값도 하락세가 더 빨라진다. 우리나라 집값을 떠받치는 것 중에 한 요인이 전세라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내가 살고 있는 미국의 경우는 전세라는 제도가 없기 때문에 갭투자가 발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한국 부동산은 다음과 같은 경로를 따라 가지 않을까?
- 미국 금리가 계속 오른다.
- 한국은행은 원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계속 금리를 올린다.
- 은행들 대출금리가 계속 오른다.
- 은행 금리 상승으로 대출이 어렵게 되면서 수요가 줄어든다.
- 집주인들은 매도 시기라 판단하고 매물을 내놓지만 줄어든 수요에 팔리지 않는다.
- 집주인들은 차선책으로 전세로 돌리려고 하지만 높은 금리 때문에 전세 세입자도 구하기 어렵다.
- 자산 여유가 있는 집주인들(소위 다주택자들, 갭투자를 하지 않은 순수자산으로 집을 가지고 있는 주인들)은 월세로 돌리기 시작한다.
- 월세가 늘어나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전세 가격이 빠른 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한다.
- 전세 가격이 점점 하락함에 따라 갭투자로 자산을 불리려고 계획하던 사람들이 더 큰 손해를 줄이기 위해 집을 급매로 내놓기 시작한다.
- 집값 하락이 가속화된다.
요즘 경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모든 것의 출발점은 결국 인간의 욕심이라는 생각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