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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할 수 없는. 한계없는. 탐구하는.
미국에서 레이오프 당한 후, 재취업 이야기 본문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일이었고 나는 아침을 간단히 하고 원격 업무를 시작하려고 준비 중에 있었다. 그런데, 띵동 하고 구글 미팅 초대장이 도착했다. 살펴보니 General Manager가 초대한 것이었고 참석자 정보는 비공개로 되어 있었다. 뭔가 느낌이 쎄했다.
시간이 흘러 미팅이 시작됐고 General Manager가 운을 뗐다.
오늘부로 여러분의 자리는 이 회사에 없습니다.
이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슬랙은 자동 로그아웃이 되었고 관련된 모든 회사 계정에서 강퇴가 이뤄졌다. 순식간에 이뤄진 조치였다. 아마 원격 조정 프로그램을 통해 명령이 하달된 것으로 생각됐다. 나와 함께 해고 당한 인원은 총 4명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우리 팀이 거의 공중분해됐다. 기획자 그리고 개발 인원도 총 8명 중 2명만 남기고 정리해고가 이뤄졌다. 처음 경험하는 레이오프라서 그런가 그 순간에는 체감이 안 됐다. 그리고 몇 시간 후 HR에서 이메일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장비 반납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그리고 Severance Package(쉽게 말하면 퇴직금)에 대한 안내도 이뤄졌다. 미국은 회사에서 건강보험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향후 2달 동안은 회사에서 건강보험료를 지급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나 같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비자 및 영주권 안내도 이뤄졌는데 나한테는 말그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H1-B 비자인 나는 해고 되면 60일 안에 취업을 해야 했다. 그렇지 못하면 미국을 떠나야 한다.
어쨌든 그렇게 나의 60일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첫 날부터 정신없이 움직였다. 이력서를 갱신하고 이력서를 여기저기 뿌리기 시작했다. 연봉, 업무, 내 경력 이런 것은 모든 우선순위에서 내려갔고 어디라도 취업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였다. 최근 빅테크 해고가 연이어 이어지면서 구직 시장은 과포화 상태였고 쟁쟁한 실력을 가진 인력들로 경쟁은 여느때보다 치열했다. 그렇게 이력서를 제출하며 첫 주가 흘러갔다. 첫 주가 지나간 후 내가 레이오프를 당한 소식을 알고 전 직장에서 함께 일하던 상사가 나를 추천해주어 인터뷰 제의를 몇 곳에서 받게 됐고 몇몇 회사에서 내게 인터뷰 제의를 해왔다. 그렇게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인터뷰는 힘겨웠다. 구직을 전혀 생각하지 않던 상황에 인터뷰 준비를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여기저기에서 부족한 부분이 노출되었다. 그래서 계속 인터뷰는 실패를 거듭하고 있었고 하루하루 시간은 흘러갔다. 게다가 불면증까지 찾아와 하루에 4시간도 못 자는 상황이 지속됐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웃픈 상황을 만나기도 했다. 어느날 어떤 회사 HR 담당자가 내 이력서를 보고 연락이 왔고 HR 담당자와 통화를 하게 됐다. 좋은 느낌으로 통화를 주고 받았는데 며칠 후 링크드인에서 해당 HR 담당자가 정리해고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리고 내가 지원했던 직군이 Freeze(보류)됐다는 황당한 이메일을 받게 됐다.
링크드인에서 매일 살다시피 하던 날들이 이어지고 어느날 링크드인에 정리해고 당한 분의 구직 글이 보였다. 이 분은 작년 9월에 정리해고를 당하여 새로운 회사에 입사했는데 이번에 또 그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실시하면서 그 대상이 됐다는 글이었다. 한 번 당한 나도 이렇게 힘든데 두 번 당한 저 분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씁슬한 생각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구직 시장으로 몰리면서 인터뷰 잡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Pinterest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내 상황을 이야기하고 추천을 부탁했다. 미국에서는 Referrer(추천인)이 많이 활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잘 다져놓는 것이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다. 그 친구는 흔쾌히 추천인이 되어주었고 며칠이 흘렀다. 뉴스에 Pinterest도 Layoff를 실시한다는 내용일 발표되었고 그 친구가 연락이 와서 본인도 정리해고 되었다는 말을 전했다. 내가 도움을 요청한 친구가 Layoff이 되는 또다른 웃픈 상황이었다.
엄청난 압박 속에서 몇 군데 인터뷰가 최종 단계까지 올라갔다. 기업마다 다르긴 한데 보통 최종 온사이트는 5~6시간 인터뷰를 하루 혹은 이틀 동안 본다. 최종 온사이트를 보면 진이 다 빠질 정도이다. 어쨌든 그렇게 최종 온사이트를 몇 곳 진행했고 3곳에서 Offer letter를 받게 됐다. 정리 해고 후 거의 한 달만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나는 H1-B 비자 소지자이기 때문에 60일 전까지 비자 접수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기다림이 계속 됐다. 비자 접수가 완료될 때까지는 마음을 놓지 못 하는 몇 주가 흘러갔다. 어느날 아침 변호사로부터 비자 접수가 완료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드디어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새로 재취업한 회사는 전 직장보다 더 높은 연봉 조건으로 계약하게 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에서 외국인 근로자로 일한다는 것은 언제든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였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앞으로 내가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게 됐다.
알아두면 좋을 것들
- 해고가 예정되어 있는 걸 미리 알 수 있다면 휴가를 써라. 휴가를 쓰는 기간만큼은 회사 소속이 유지가 되므로 그 기간만큼은 연장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통 미국 회사에서는 Layoff에 대한 정보를 절대 누설하지 않는다. 한 번에 터뜨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글을 쓰는 도중에 메타는 추가 1만명 layoff 계획을 발표하였다. 메타처럼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해주면 미리 준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좋다. 그나마 미국의 피도눈물도 없는 정리해고 환경에서 기업이 직원들을 위한 배려가 아닐까 싶다.
- 중요한 서류를 미리 받아놓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VOE(Verification of Employment)은 받아놓아야 할 서류 중 하나다. 쉽게 말하자면 재직증명서 같은 서류이다. 내가 해당 회사에 고용되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로 차후 새로운 회사에 취업 시, 백그라운드 체크를 할 때 제출하면 좋다. 그리고 H1-B 비자 Transfer 과정에서 이용될 때도 있다.
- 전 직장 기업 정보를 미리 알아두어라. 예를 들면, 회사 주소,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 등이다. 추후 백그라운드 체크 시 요청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개발자라면 가끔 최신 구직 트렌드를 파악해라. 구직 시장에서 많이 찾는 기술 스택들을 미리 알고 포트폴리오를 준비해놓을 수 있다면 layoff 같은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 Leetcode 를 꾸준히 풀어보면서 문제 푸는 감각을 키워놓는 것이 중요하다. 막상 상황이 닥쳐서 준비하려면 너무 힘든 일이다.
- 정리 해고 당할 때를 대비해서 몇 개월 치 저축을 미리 준비해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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